나의 이야기 44

그분이 오셨다.

지난 주 격포로 낚시 갔다 온 남편이 시름시름 오한에 기운없고 어딘가 자꾸 아프다고 누웠다. 내 판단으로는 코로나가 확실 해 보여서 동네 병원에서 신속 항원검사를 했다....결과는 양성, 나는 증상이 없었고 결과도 음성 인데 기침이 조금 난다고 했더니 이틀정도 뒤에 다시 검사하러 오라했다. 이틀이 내일인데 하루종일 괜찮다가 밤이되니 미열에 팔 다리가 아프고, 기침에 가래, 목 따끔거림, ..... 기운없고 몸살 세게 온것같은 컨디션 난조. 중국에서 온 그분이 드디어 내게도 오셨다. 남편은 오늘은 싱싱해졌는데 나는 자리에 누웠다.에이구 ... 우리는 그렇다 치고....지난봄에 혼자되신 동서가 한번 오고싶어 해서 마침 횟감이 있으니 오시라고 해, 함께 민어 회를 먹고 하룻밤 함께 지냈는데, 기저질환이 있으신..

나의 이야기 2022.07.14

마늘 냄새에 대한 오래된 기억

눈이 많이 와서....라는 핑계로 유일한 운동인 5킬로 걷기도 포기하고 이런 놀이를 하고 있는데, 옆지기가 "뭐 하는거야?" 하며 들여다 보다가 코를 쥐고 달아 난다. 뭐....이 냄새가 어때서? 담배 냄새보다 낫구만. 병원에서도 끊으라는 담배를 아직도 못 끊고 어디든 담배 피울만 한곳이 있으면, 빼어 연기를 피우는 남편에게는 그게 약점이다. 오래전 어릴때 우리 집에 신세를 졌던 어떤 아저씨가 좀 떨어져 사는 자기 집 근처 큰 오빠 집에 겨울 방학이라 놀러 온 나를 보고 밥 한끼 먹이고 싶어서 날마다 아이들을 보냈다. 내또래 아이들이 있는 집이니 가서 친구도 하고, 밥 한번 먹고 오라고 오빠가 등 떠 밀어서 마지못해 갔다가 냄새 때문에 민망했던 웃긴 사건이 떠 올랐다. 나는 어릴때 마늘 냄새를 싫어 해서..

나의 이야기 2022.01.19

김장

.올해의 월동준비 1호 김장을 했다. 오빠 부부와 딸네와 아들을 모두 불러서 김장 하는 날은 시끌벅적한것을 좋아 하는 남편도 보쌈 수육에 쏘주 한잔 걸치는 날이다. 밭에서 뽑은 재료들을 다듬어서 절이고 씻는것은 나와 남편 몫이고 무채와 다른 재료들을 섞어 버무리는 일은 오빠와 사위가 했다.. 나머지는 여럿이 둘러앉아 배추 속 넣어서 통에 담으면, 끝..... 나는 오늘은 밥해 먹이고 외 손녀와 놀아 주면 된다. 힘들지만 즐겁게 하면 즐거운 일이니, 소주도 한잔씩 마셔 가며, 옛날 이야기도 해가면서 하루 즐기면서 일 했다. 남은 베추와 무를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 주고, 밭일을 마무리 지으면, 메주 쑤는 일만 남아 있다. 이렇게 해서 올해도 연말을 향해가는 길목에서 한쪽씩 비워져 가다가 마침내 모두 사라진 ..

나의 이야기 2020.11.08

가을 마무리

마지막 몇개의 잎사귀를 달고 서있는 마당의 단풍, 이제는 정말 겨울 준비를 서두를 때 인가보다. 며칠 포근 할거라는 일기예보를 밑고 김장 준비를 해야겠다 토란줄기와 고춧잎도 말리고 고춧대를 걷으며 딴 마지막고추는 대망의 태양초~~^^ 들깨도 서너말.... 무청도 삶아서 널어말리고. 시래기용 무를 심었는데, 버리려던 무가 달고 맛이 있어서 썰어 말리는 중이다. 이것 저것 남들이 하는대로 흉내는 내 보지만, 가는 가을이 아쉬워 마음 한귀퉁이가 휑~~ 하다.

나의 이야기 2020.11.06

웬 은퇴식?

아이들이 몰려 왔다. 원래 능이백숙을 해 먹자 했던 날이어서 어제 전 직원들이 놀러 온 김에 닭을 준비 해 놓았었는데, 웬 꽃다발과 케잌이 들려있고 샴페인도 한병? 오늘 무슨 날이냐는 물음에 우리 둘의 은퇴식을 할거란다. 감사패씩이나.... 맨몸으로 시작해서 40년동안의 우여곡절을 모두 듣고 함께 해 온 아이들도 그냥 지나치기가 섭섭했나보다. 독일에서 둘째딸이 보내 온 동영상을 보며, 아빠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시끌벅적 하던 아이들이 돌아 간 후 뒤돌아 본 마당가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었다. 이제 우리의 남은 날들도 단풍처럼 곱게 물들어 가기를.....

나의 이야기 2020.10.18

날마다 캠핑

따뜻하고, 다 가춰졌던 기숙사를 공장 월세에 포함시켜 내어주고, 그래도 장부니, 서류등...사무실에 있던것들을 다 버릴 수가 없어서 컨테이너 하우스를 밭머리에 옮겨놓고 집(아파트)에 들어가지 못해 이렇게 생활 하고 있다. 당분간이라 했는데, 벌써 2주가 지나 이 생활도 그런대로 익숙 해 지려 하는데, 딸래미는 자꾸 전화해서 집에 들어가라 한다. 사실...여기에 닭도 있고 개도 있어서 데리고 갈 수도 없고 두고 갈 수도 없는 내 속사정은 남편이나 알까... 내가 밀가루를 반죽하고 있으니, 남편이 매운고추를 다지고 마늘을 찧어서 양념 간장을 만들고 힘쎈 팔로 반죽을 밀어준다. 그사이에 다시물을 끓이고, 밀어놓은 것을 썰어서 끓여 한끼를 때운다. 남편은 신혼때도 안하던짓을 다 늙어서 이러고 있다니...란다.ㅋ..

나의 이야기 2020.10.16

네집도 집인데....

그대로 겨울이 오기를 기다릴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공장 세 들어 올 사람들이 자기네 기숙사로 쓰는 컨테이너를 놓아야 한다기에 이걸 옮겨야 해서 또 119 신세를 지기로 했다. 복수박보다 조금 큼 벌집을 제거 하는데 동원된 소방서의 물차 완전무장 한 소방대원...."벌이 날으면 위험합니다.안으로 들어가세요" 물차에서 고압으로 쏘아 올린 수압에 산산조각이 난 벌집과 킬라에 의해 여기저기 죽어있는 벌들은 차마 사진 찍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밭으로 네려 온 컨테이너 하우스에서 나는 느긋하게 커피를 즐기고 있지만 함께 살 수 없어 부숴버린 벌집과 너희들....말벌, 미안하다.다음생에는 꿀벌로 태어나거라.

나의 이야기 2020.10.07

은퇴

유치원 앞에서 울고 떼쓰던 다섯살 막내를 뒤로하고 공장에 나가 남편을 도와서 일 한 기간이 8년 내일을 하면서 남편일도 함께 한 시간4년 남편이 사업을 접고 내일을 함께 한지가 18년, 도합 30년을 일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딜레마에 함몰됐던 힘든 시간들도 건넜다. 코로나 때문이라는데 원청에서 일이 줄어 하청 줄것이 없다며 정리 해 줄것을 요청해 왔다. 우리일도 3~5월까지 적자였다가 회복 되는 중이었는데 8월 31일자로 모든 생산활동을 끝내고, 원청에 생산설비며 그에 속해있던 모든 기계공구들과, 물건을 담아 수없이 가고 왔던 박스까지 모두 인계를 했다. 기숙사에서 지내는 직원들과 남편의 아침식사 준비로 출근이 따로 없었던 생활이었지만, 마지막 날은, 정식 출근. 가막산 아래 흑염소집에서 마지막 회식..

나의 이야기 2020.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