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와서....라는 핑계로 유일한 운동인 5킬로 걷기도 포기하고 이런 놀이를
하고 있는데, 옆지기가 "뭐 하는거야?" 하며 들여다 보다가 코를 쥐고 달아 난다.
뭐....이 냄새가 어때서? 담배 냄새보다 낫구만.
병원에서도 끊으라는 담배를 아직도 못 끊고 어디든 담배 피울만 한곳이 있으면,
빼어 연기를 피우는 남편에게는 그게 약점이다.
오래전 어릴때 우리 집에 신세를 졌던 어떤 아저씨가 좀 떨어져 사는 자기 집 근처
큰 오빠 집에 겨울 방학이라 놀러 온 나를 보고 밥 한끼 먹이고 싶어서 날마다 아이들을 보냈다.
내또래 아이들이 있는 집이니 가서 친구도 하고, 밥 한번 먹고 오라고 오빠가 등 떠
밀어서 마지못해 갔다가 냄새 때문에 민망했던 웃긴 사건이 떠 올랐다.
나는 어릴때 마늘 냄새를 싫어 해서 다른집 음식을 못먹었었다.
그런데 말을 못하고 억지로 등떠밀려 간 그집에서 하얀 쌀밥에 김치, 나물에 아줌마가 밥상을
들고 오셨다, 역시 나물과 김치에 듬뿍 넣은 마늘 냄새에 울렁 울렁 했지만 참고 김을 집어서
한숫갈 떠 입에 넣었는데, 오남매 중 막내, 어린 동생이 손가락으로 총각 김치를 집어 가는걸
보고 갑자기 울컥 입에 있던것이 삐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아저씨가....얘가 속이 안 좋은가 보구나....라고 해주는 말에
미안함을 조금 덜고 나 올 수 있었지만 그뒤로 그 집 앞을 지나치지 못하고 돌아서 다녔던
오래 된 기억이다.
그후로 둘째 오빠가 결혼을 해서 새언니가 함께 살게 되었는데, 마늘 듬뿍 넣고 만들어 주는
음식을 안 먹을 수가 없어서 조금씩 먹게 되었고 그후로 사회 생활을 할때는 가리는것 없이 잘
먹게 되었지만, 어릴때 그집에서 너무 미안했던 기억이 지금도 마늘을 보면 가끔 떠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