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고양이를 부탁해

가을사랑 이야기 2022. 1. 15. 19:20

하루에 한번은 닭장과 화분을 넣어둔 컨테이너 하우스에

다녀와야 하는데, 딸이 와 있는동안 못 간날이 많았다.

닭장은 세입 공장 직원중에 태국 사람 하나를 잘 사귀어 놓은 덕에

아침저녁 물과 사료주고, 난로 관리하는것을 맡긴 대신 계란을 가져다 먹으라 했고

컨테이너 안에 있는 식물 화분은 얼지 않으면 살고 있으니, 별 걱정이 없다.

 

가끔 눈에 띄는 작은 고양이 두 녀석이 이 혹한에 굶어 죽지나 않을까.

냉동실에서 먹을 수 있는걸 꺼내 녹여 주고 물을 갈아 주지만, 매번 얼어있는 물...

그래도 간을 하지 않은 고기나 생선을 먹고가니, 살아있기는 한가보다.

밤에 들어와서 자고 가는지 뚜껑이 열린 날이 있어서 무거운 쇳덩이를 얹어놓았다.

 

컨테이너 하우스앞에 다녀간 고양이 발자국

 

봄이 올때까지 잘 견딘다 해도 전염병이 돌면, 전멸하는 가엾은 길 고양이의 삶.

스티로폼 박스에 새 방석을 넣어주면서 혼자하는 말,

"고양이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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