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해후

가을사랑 이야기 2020. 7. 17. 19:46

수박풀

네가 아주 간줄 알았다.

작년에 보이지 않길래, 네가 살곳이 아니라고 아주 가버린줄 알았다.

애써 심고 가꾸지 않아도 해마다 알아서 자라나

어느날 짠~하고 꽃을 보여주는 야생의 꽃들 중에

유독 세를 불리지 못하고 한 두포기 명맥만 이어 오다가.

작년애는 얼굴도 못보고 잊었었는데,

어쩌다 보니 해마다 피던 자리도 아닌, 다른곳에서 어느날

싱싱하게 우뚝 자라나서 강아지들의 아침 산책길에 이렇게 환한 얼굴로 반겨주었다. 

반갑기로는

동지섣달 꽃본듯?

아니, 죽은 친구가 살아 온 듯?(아이고...이건 아닌것 같다) 아무튼...

어쩌면 작년에는 남편손에 잡초와 함께 뽑혀 나깄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밭에서 일하는 남정네를 불러서 보여주고 잎을 조금 뜯어서 냄새도 맡아주고,

신신 당부는 했지만, 어느날 씨도 맺기전에 또 뽑혀 나갈지는 아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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