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3

눈.....

마지막 일지도 모를 눈이 나무에 꽃이 되었다. 맥없이 앉아 있다가 옆 동네 친구에게서 전화를 받고 주섬주섬 등산화만 챙겨 앵봉산으로 향했다. 산을 넘어가면 서오릉으로 향해 있는 길이라고 하는데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서오릉은 벚꽃 피는 봄에 가기로 하고 벚꽃 못지않은 눈꽃 구경을 했다. 이렇게 예쁜것들도 친구가 없으면 누구와 함께 즐기겠는가. 서울로 이사온 후 만나게 된 친구들 중 한 명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4.02.22

건망증

겨울동안 억지로라도 움직일 구실을 만들려고 왕복 50분 거리에 있는 라인댄스 교실에 등록했었다. 월 수 금 을 가는데 월요일은 11시, 수.금요일은 10시에 시작이다. 며칠전 수요일에는 월요일인줄 알고 느긋하게 준비하고 나가려는데 남편이 몇시까지 오느냐고 물었다. 갔다오면, 함께 두포리에 가려고 하는데 오늘 왜 늦게 나가냐고? 생각하니 열시까지 가야하는 날이었다. 머리가 멍 해졌다. 이런 이런......이제는 날짜가는것도 모르고 사는구나. 오늘은 아침부터 TV삼매경에 있는데 함께 다니는 친구한데서 전화가왔다. 왜 또 안나왔어? 응? 오늘이 뭔 날인데? 오늘 수요일이야.... 어머, 그래? 또 빠졌네.ㅜㅜ 전화끊고 어떻게 된거지? 이제는 어제 오늘도 구별이 언되는건가? 하고 있는데 다시 전화가 와서, 아이..

카테고리 없음 2024.02.13

어떤 선물

내일모레가 설이다. 예전에 어렵게 조그만 사업을 할 때, 명절이 다가오면 물품 대금 어음으로 받아서 은행에 뛰어다니며 할인해서, 외상값, 직원들 떡값 나눠주고 거래처에 인사(선물)하고 나면 어떤 때는 우리 명절 지낼 돈이 없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는 거래처에서 보내준 고기나 과일을 요긴하게 쓰기도 했다. 지금은 모두 끝이 나고, 습관적으로 오던 선물도 이제는 고사하고, 부담 없는 두세 군데, 아직 한 자락 걸쳐있는 은행에서 올해 천정부지인 과일을 한 상자, 공장이 있는 두포리 부녀회에서 떡국떡, 그리고 남편이 감사로 돼있는 시동생 회사에서 고기를 보내줘서 돈 안 들이고 설을 잘 쇨 것 같다. 어젯밤에는 뜬금없이 늦은 시간에 누군가 현관벨을 울렸다. 모니터로 보니 아랫집 젊은이가 아들 둘을 손잡고 서 있..

카테고리 없음 2024.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