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딸아, 네가 간곳이 너무 멀구나

가을사랑 이야기 2014. 9. 24. 20:18

둘째딸.

우리집이 가장 힘들었을때 대학을 졸업한 딸이,

전공(미대에서 조소를....)을 접고 다른 일을 해서 경제적으로 자립하라고 하자,

이럴까 저럴까 몇년 헤매다가, 결국 독일행을 택했었다.

일년정도면, 자리를 잡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삼년....오고싶고 보고싶었을 많은 사람들과 한국을

추석 명절즈음에 시간이 나면 다녀가라고, 비행기 요금을 보내줬다.

기뻐서 달려온지 20일, 짧고 아쉬운 일정에 시차고,뭐고 무시한채 뛰어 다니다가

어제 다시 베를린행 비행기를 탔다.

한국에 있는동안, 하루쯤 가족 여행을 꿈꿨다는데, 큰딸도, 아들도, 시간을 못내서

우리 두사람이 하루 짬을 낸 날, 동해로 바다를 보러 갔다.

 

처음 한국을 나가기 전 갑상선 항진증 진단까지 받았던 터라, 많이 힘들었을 아이....

그 합병증으로 두 눈이 살짝 튀어 나와서 원래 큰 눈이 더 커진 모습도 마음이 아프다.

 

구름낀 아침의 미시령을 넘어서

 

바다가 없는곳에 있다가 한국의 바다를보니, 너무 좋다고...두팔을 벌리고 뛰어다녔다.

 

예술이 밥먹여 주느냐고, 구박 많이 하던 아빠도 이제 많이 너그러워졌다.

 

 

엄마 아빠를 독차지하니, 너무 좋아요....하하하...

그랬구나. 세아이 중 가운데 끼어서 소리없이 지내는것 같아도 은근 반항심 많았던 우리 둘째가....

 

언제 아빠하고 이렇게 다정 해 본적 있었나?

아빠의 불같은 성격에 맞닥뜨려 할 말을 다 해서 불편한 관계였던 유일하고 용감 무쌍했던 아이..

 

바다에 오기를 잘했다.....서로의 가슴을 다독거릴 수 있어서 좋구나.

 

엄마가 일 할 수 있을 때까지 성공하고 돌아 오너라.....

그럴께 꼭 .....

둘이서 그런 약속을 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엮인 아이들이,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서, 틈틈이 만나주고,

집에와서 함께 밥을 먹고, 필요한 물건이나 책등을 살때 함께 가서 봐주곤했던 

언니와 동생의 따뜻한 정도 가슴에 담고 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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