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시어머니

가을사랑 이야기 2014. 9. 17. 16:43

올해 우리나이로 94세 되신 시어머니시다.

치매가 심해서 아무도 못 알아보시고, 잠재 의식인지...

호감이가는 사람과 무서운 사람 두 부류로만 사람을 보시는

심각한 상태임에도 , 무의식적인 모성이 간절 해서 였을까?

정년 퇴직 할때까지, 빚 정리가 덜 된 따님에게로 가시게 된것도,

또 평소 그리 좋아하지 않으시던 사위를  아끼고 예뻐하시는 모드로 바뀐것도,모두

신기한 일이지만, 어머니를 모시면서 일곱 아들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드리는 월급으로

따님의 빚이 다 끝나가고 있다는것이 더 좋은 일일것이다.

그리하여 고향은 떠나오셔ㅆ지만, 그곳에서 가장 노년복 많은분이되셨다.

 

오늘은 우리 밭에서 장아찌용 고추며, 고구마 순이랑 깻잎도  따고 .

놀다 가시라고 시누님을 초대했는데, 함께 오신 어머님이

늘 그랬던것 처럼,처음에는 나를보고 경계하시더니,

한참 시간이 흐른 후, 아~!하는 탄성과 함께 막수를 치셨다.그리고는 갑자기

은지야~~하고 우리 큰딸 이름을 부르셨다.

발음도 정확하게 여러번....

나를 알아보신것이 너무 좋으셨는지 이마를 부비고, 등을 쓰다듬고,

예전에 하시던 표현을 다 하셨다.

 

매번 엄지 손가락을 세우고는 네가 최고다....해주시던 어머니께서

잠깐 나를 알아보신 시간은  10여분,

나는 사진을 찍으면서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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